크리스토퍼 빈의 죽음 (우석 레퍼토리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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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우연히 티켓을 양도 받게 되었었답니다♪
좀 늦은 리뷰이긴 하지만, 그래도 봤으니까 조금이나마 끄적여봅니당'ㅅ'a

  크리스토퍼 빈의 죽음. 죽음이란 게 쉬운 소재는 아니잖아요~ 처음에 제목만 듣고서는 진지한 정극에다가 약간은 우울한 연극이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지만, 판단 미스였어요~ 이 연극의 장르는 정말 의외로 코메디/드라마! 게다가 정작 연극 제목의 주인공인 크리스토퍼 빈의 얼굴은 찾아 볼 수도 없답니다''a 왜냐구요? 크리스토퍼 빈이 죽은 후 몇 년 후부터가 이 연극의 시작이거든요~!

  이야기는 보통의 시골마을 의사인 헤겟트가에서 시작이 됩니다. 여느날과 같이 똑같은 일상을 보내던 중, 한 손님이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지요~ 크리스토퍼의 친구라며 찾아온 한 손님. 헤겟트를 만나러 약속까지 하여 찾아오는데요. 10년전에 크리스토퍼 빈이 신세를 졌다며 친구를 대신해 치료비를 지불하고, 친구를 기리고 싶다며 헤겟트에게 크리스토퍼가 남긴 작품이 있다면 기념으로 간직하고 싶다고 합니다.

 평소 때, 크리스토퍼를 무시하고, 술주정뱅이라고만 생각했던 헤겟트 가족들은 그가 남긴 그림이 어딨는지도 모르는데요~ 겨우 헤겟트의 아내가 닭장 속 어딘가에 있던 것 같다며 찾으러 가서 그림을 가지고 오긴 하는데 닭들의 배설물 때문에 그림이 많이 상해있던 터, 하지만 그거라도 감사하다며 돈까지 쥐어주고 그 친구는 떠납니다. 하지만, 혼자 히죽히죽대고 비열한 웃음 뒤에 수상한 점이 한 두개가 아니던...! 나중에 다시 찾아오겠다면서 자리를 뜨는데요~

  얼마 뒤, 또 친구라며 또 다른 손님이 찾아옵니다. 자기가 그 약속까지 했다는 사람이라면서요- 헤겟트는 갸우뚱하지만 우선은 들여보내지요. 그러면서 좀 전에 왔던 이와 똑같은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헤겟트의 집 풍경이며 헤겟트의 이미지며. 마지막엔 크리스토퍼가 신세를 졌지 않았냐고 치료비를 대신 내겠다고 똑같은 레퍼토리로 헤겟트에게 돈을 건네주고는- 또 그가 남긴 유작이라던가 작품들이 있냐며 아까 받은 돈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구매하고 싶다고 하는데~! 허영심에 눈이 가족들은 그림 찾기에 혈안이 됩니다. 아무리 집안을 샅샅이 찾아보지만 한 점도 나오질 않는데요. 알고보니 헤겟트 부인이 땔감이 없어서 있던 그림을 몽땅 태워버렸던 것! 큰 돈이 날아갔다며 헤겟트 가족들은 대성통곡을 합니다.

  이 일로 지쳐갈 때 쯤, 또또또! 자신이 약속하고 온 크리스토퍼의 친구라며 헤겟트 집의 문을 두드리는데요~ 앞의 두 명의 손님은 가짜였던 겁니다@ 사연인 즉슨, 크리스토퍼 빈이 죽은 지 10년. 1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의 그림들이 센세이션을 일으키게 되어 지금은 그의 작품들이 부르는 것이 값일 정도로 값어치가 올라가 있다는 사실! 어느 한 미술 협회에서는 크리스토퍼 빈의 작품을 높은 값에 구매하고 싶다는 편지까지 전해 받습니다. 알고보니 첫번째 찾아온 손님은 모방 화가였고, 두번째 찾아온 손님은 욕심 많은 그림 판매상 이었어요.어떤 한 칼럼에 그의 그림 이야기들과 헤겟트에 대한 이야기들을 보고 앞의 두 사기꾼들은 접근해 온 것이였지요~

  모든 일이 들통나버리자, 사기꾼들은 본색을 드러냅니다. 모방 화가는 어짜피 그림들도 다 타고 없어졌으니 자신이 크리스토퍼의 화풍을 따라 그리면 그 그림을 크리스토퍼가 그린 그림이라고 확인만 해달라는 것이었어요.. 얻은 수익을 배분하자는 거래와 함께. 판매상은 자신에게만 그림을 팔아달라고 사정을 하고요. 처음에 헤겟트 가족들은 크리스토퍼는 그림 같지도 않은 그림을 그리고 그저 술주정뱅이였다고 말을 하다가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듣고 나선 태도가 싹 바뀝니다. 정말 멋진 그림을 그렸고 멋진 사람이었다고~

  한편으로는 그림을 다 태워먹고, 남에게 그림을 거져 준 것에 대해 울분을 토하는데요~ 불현듯 작품 하나가 남아있던 것을 기억해 냅니다. 바로 헤겟트가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에비에게 크리스토퍼가 그려준 초상화가 있다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에비는 며칠 뒤 헤겟트가를 떠나기로 되어있었구요. 맘이 급해진 헤겟트 가족들. 평소 때, 에비를 무시하고 깔보던 헤겟트 아내와 첫째 딸은 태도를 바꾸어 에비에게 갑자기 잘 대해주며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정말 말도 안되게 집 안이 허전하다며 에비가 가지고 있는 초상화를 걸어두는 게 어떻겠냐는 둥. 에비가 가면 얼굴 잊어버리지 않도록 집에 초상화를 걸어놓고 싶다는 둥~ 시덥지 않는 소리들을 늘어놓는데, 통할리가 없지요. 모든 방법이 안통하자, 몰래 그림을 훔치기로 합니다. 몰래 훔친 그 초상화를 그림 판매상에게 무조건 팔고 보려는 것이었지요. 돈에 혈안이 되어 에비에게 '어짜피 에비는 우리집에 속한 사람이니까 에비의 그림도 다 우리것이다'라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펼치며 억지로 그림을 자꾸 빼앗으려고 하는데-

  충격적인 이야기를 에비는 털어놓습니다. 자신이 크리스토퍼의 사랑하는 사람 이었다고. 그래서 그가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준 것이라고. 또한 다 불타버린 줄 알았던 작품들을 타기 전에 자신이 다 꺼내어서 보관하고 있다고. 이 사실을 알게된 모든 사람들은 그림에 미쳐 큰 소리를 내게 되고 극은 정점에 다다르게 되는데요~ 어찌 결말이 나게 될까요'ㅅ' 허허허;

  그 외에 헤겟트의 둘째딸과 그의 연인인 수리공이자 화가인 와렌군은 처절한 반대와 외면을 받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와렌군은 크리스토퍼 빈의 하나뿐이 없는 제자였던 것. 그의 화풍을 이어받아 엄청난 화가로 이름을 날릴 것을 알게된 헤겟트와 그의 아내는 반색하면서 뒤늦게야 와렌군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장면도 있습니다.

 여러 방면에서 인간의 순진/순수한 척하는 모습 뒤에 욕심/위선과 속물적인 모습을 해학적으로 엿볼 수 있었던 연극이었네요~ 보아하니 이 연극이, 굉장히 진지하게 할 수도 있는 연극이었으나, 각색을 통해 지루하고 따분할 수 있었던 연극을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9명의 인물들을 등장시켜서 지루함을 덜 수 있었구요~ 연기자 분들의 재치로 중간중간 웃음이 빵빵 터졌드래요! 오랫만에, 진지하고 와닿는 연극 한편을 보았네요^0^ 히히. 뿌듯합니다. 제가 기억력이 좀 나빠서 전부 다 적지는 못할뿐더러 중간에 약간씩 좀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은디... 원래는 대충 이야기 흐름만 전달하고 싶었는데 이게 또 간추리기를 잘 못해서 말이지요--- 엉망징찬인 부분이 있어도 살짜쿵 넘어가주시고 이해바랍니다~ 허허허; 
 

연극을 보고 돌아온 후에는 호기심에 이것저것 검색하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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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한 저는 팜플렛에 시놉시스가 "모딜리아니, 빈센트 반고흐 그리고... 크리스토퍼 빈!" 이라고 적혀있길래, 저는 크리스포터 빈이 실존 인물인 줄 알았어요.... 네... 저는 미술의 미도 모르니깐요!!! Christopher Bean이라고 찾아보니까, 무슨 커피전문 사이트가 나오질 않나ㅎㅎㅎ 흐흠! 

  크리스토퍼 빈의 죽음이 유명한 작품이긴 한가보아요- 연극 이야기만 잔뜩 나오더라구요. 
저는 그림들이 궁금해서 어떤 그림들이려나 하고 찾아보려던 거 였는데, 그림은 안나오데요@ 그 대신 여러 이미지들은 보이더라구요. 심심치 않게 외국에서도 연극 했던 사진들을 볼 수가 있다는 거~ 대학가에서도 많이 하는 작품인듯 싶어요~ 나오는 배우도 꽤 필요하고~ 장소도 헤겟트의 집만 필요하니깐요. 사진을 구경하다보면 원작 대본에 헤겟트의 집의 되게 상세히 묘사 되어 있나봐요~ 제가 관람했던 연극 무대와 비슷한 느낌들의 사진들도 꽤 보이던데용? 

  게다가 원작가인
시드니하워드씨는 굉장히 유명한 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영화 시나리오를 만들면서 이름을 알리었다고~ 오왕. 신기해라! 아직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영화도 안봤는데, 이 영화도 한번 꼭 봐야겠네요~ 명작이니 ㅎㅎ